정의화, 대권 행보 시동거나-싱크탱크 ‘새한국의비전’ 창립식

입력 2016-05-26 16:41

‘중도세력 빅 텐트’론을 펼치고 있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싱크탱크인 ‘새 한국의 비전’ 창립식을 갖고 제2의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 모임이 중도세력을 규합하는 플랫폼이 돼 신당 창당으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회에서 열린 창립기념식엔 싱크탱크 고문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천정배 상임공동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했다. 연구원장을 맡은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10년 후 우리는 어디에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새 한국의 비전에 창립 회원으로 참여한 인사들을 보면 정 의장이 밝힌 “정파를 넘어서는 중도세력” 구상과 맥이 닿아있다. 새누리당 원조 소장파인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멤버였던 정 의원과 최근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 사퇴한 김용태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한 유승민계 권은희 류성걸 조해진 의원도 합류했다. 당적을 옮긴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과 우윤근 의원,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도 참여했다. 고문을 맡은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뉴라이트 운동의 브레인 역할을 해왔고,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 실장을 지냈다. 여기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도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 의장의 제 3지대 정치 실험이 성공할지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 구심점 역할을 할 정 의장의 정치적 영향력이나 조직적 기반이 여야 대권 주자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참여 인사들을 하나로 묶을 가치나 지향점도 아직까지는 뚜렷하지 않다. 정 의장과 함께 19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을 지낸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로 권력욕에 지나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반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이 본격화되면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이란 평가도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나 정계복귀설이 흘러나오는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등 특정 세력과의 연대·결합 가능성도 열려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