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26·NC 다이노스)은 김경문 감독과 인연이 깊다. 2010년 드래프트 2차 10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당시 두산 사령탑은 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이 NC 사령탑으로 부임한 2011년. 이재학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스승을 따라 신생팀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13시즌 NC의 창단 첫 승리투수가 된 이재학은 10승 고지를 밟으며 그해 KBO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한때 이재학은 제구력이 흔들린 탓에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럴수록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꾸준히 연마했다. 어느 정도 제구력이 잡히면서 탈삼진 비율이 높아졌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볼넷 개수도 점차 줄여나갔다. 그렇게 두 시즌을 보내면서 3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재학은 올 시즌 NC 공룡 군단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리그 수준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얼굴이 잘 빨개져서 ‘딸기’, 신인이어서 ‘아기 공룡’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게 엊그제 같지만 NC에선 4년차의 주축 선발투수가 됐다.
NC는 올해 어느 때보다도 우승에 대한 기대가 크다. 비시즌 전력 보강을 통해 창단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재학은 5승1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6승1패)와 함께 마운드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2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는 대형 사고를 칠 뻔 했다. 7회 2사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비록 SK 정의윤에게 2루타를 내줘 기록은 무산됐지만 이재학의 괴력투가 빛난 경기였다. 이재학은 8⅓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만 허용했고 4볼넷 12탈삼진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배터리 호흡이 좋았다. 투수 이재학과 포수 김태군이 좋은 호흡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NC는 26일 현재 23승1무17패로 선두 두산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NC가 선발투수 이재학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더 커졌다. 지금까지는 그 기대에 잘 부응하고 있다. 이재학이 김경문 감독과 함께 올 시즌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지 두고 지켜볼 일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이재학, ‘아기 공룡’에서 김경문 사단의 토종 에이스로 ‘우뚝’
입력 2016-05-26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