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A씨는 이날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유머에 ‘부산 동래 묻지마 폭행 관련자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회사 근처에서 사건을 목격하고 현장으로 뛰어가 다른 시민들과 함께 범인을 제압했다고 적었는데요.
경찰이 밝힌 사건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술에 취한 김모(52)씨는 전날 오후 5시11분쯤 부산 동래구 한 빌딩 앞 인도에서 가로수를 지지하는 각목을 뽑아 정모(78) 할머니의 머리를 내리쳤습니다. 김씨는 이어 지나가는 서모(22·여)씨에게도 각목을 휘둘렀는데요. 정씨와 서씨는 머리 등이 찢어진 채 피를 많이 흘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씨는 만취 상태로 범행했고 왜 그랬는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경찰에서 “죽이려고 그랬어요. (무슨 이유로?) 아시잖아요”라고 했다는군요.
김씨를 제압했다는 A씨는 “회사 근처에서 비명소리가 들렸고 할머님이 머리를 다쳐 누워계셨다”면서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에 119에 신고하고 범인에게 달려갔다”고 했습니다. 신고하는 사이 김씨는 다른 여성 피해자인 서씨를 쓰러뜨렸습니다. 김씨는 서씨 곁에 있던 남성에게도 각목을 휘둘렀지만 이 남성은 피했다는군요.
A씨는 김씨가 자신에게도 몽둥이를 휘두르며 달려왔다고 했습니다. A씨는 “회사 동료와 함께 범인을 맞닥뜨린 순간 저를 향해 돌진하면서 몽둥이를 휘둘렀다”면서 “살짝 무서워 도망가자 쫓아왔다”고 전했습니다. 다행히 다른 남자들이 몰려와 각목을 치웠고 A씨 등은 김씨의 등에 올라가 제압했다고 하네요.
A씨는 “인터넷에서는 여혐(범죄)이니 뭐니 하며 거짓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면서 이번 사건을 여혐사건으로 몰아가는 세태에 울적하다는 글도 남겼습니다. 다른 회원들은 A씨의 용감한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멋진 아재네예. 저도 동래쪽 많이 지나다닌 아지매예요~ 반갑고 장하시네예.”
“헐 대단하세요. 다치지 않아 정말 다행입니다.”
이번 사건을 여혐으로 몰아가려는 일부 인터넷의 움직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여혐조작 안녕~”
“여자만 공격한 거 같아 또 여성혐오 때문에 욕 많이 먹겠구나했는데 그게 아닌 그냥 가차 없이 휘두른 모양인가 보네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말이죠.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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