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살인’의 피의자 김모(34)씨가 26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열었다.
김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쯤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나와 검정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 입을 다물고 있다가 짧게 답을 했다. 김씨는 “피해자 그분에게는 개인적인 원한이나 감정은 이제 없다. 저의 범행으로 인해서 사망한 분이 나이가 어린데,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범행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하다 ‘후회를 안 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피해자 그 분에 대해서만 개인적인 의견을 진술한 것이다. 저도 인간이고 그러니까, 나름대로 마음의 그런 부분들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번 사건으로 논란이 커진 데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이런 일들이 저 말고도 여러 부분들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모르겠다”고 말하며 답변을 피했다.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번 사건을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범죄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여성혐오 범죄라는 건 학술적, 전문적인 부분도 있고 처음 접해보는 단어라 정확하게 입장 표명할 위치에 있지는 않은 것 같다”라면서도 “프로파일러 말대로 정신분열증에 의한 사건이다. 수사하는 차원에서 느끼는 바로는 여자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피해를 당한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피의자의 심리 상태에 대해서는 “현장검증 할 때도 본인이 직접 몇 마디 한 것 중에 피해자 여성한테는 아무런 감정도 없고 원한도 없다.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피의자 김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김씨는 지난 17일 새벽 건물 1층과 2층 사이 공용화장실에서 A씨(23·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강남 살인' 피의자 범행 후회 질문에 "잘 모르겠다"
입력 2016-05-26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