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성적표 따라 지역경제도 '울고 웃는다'

입력 2016-05-26 09:32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각 지역에 자리잡은 대기업의 투자가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결과를 26일 내놨다. 전경련은 LG그룹이 투자하고 있는 경기 파주와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를 분석 대상지역으로 선정해 주요 경제지표 변화를 분석했다.

2004년 LG디스플레이 생산공장과 2010년 LED 생산공장이 들어선 파주지역은 투지 직전인 2003년과 2013년을 비교할 때 종업원 10인 이상 사업체 수가 약 2배, 종사자 수는 약 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주시 인구도 대규모 공장 가동이 시작된 2006년과 2010년을 전후로 10% 넘는 증가율을 보여 같은 기간 경기도 연평균 인구증가율 1~2%를 상회했다. 2003년 1574억원에 그쳤던 파주시의 지방세 징수액도 2014년 4806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경기도 전체에서 파주시가 차지하는 지역내총생산(GRDP) 비중은 2003년 2.2%에서 2012년 3.8%로 늘었다.

반면 울산 동구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흔들리면서 지역경제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울산 동구 내 사업체 수는 2012년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종업원을 5인 미만으로 고용하고 있는 영세 사업체의 감소율(2014년 3.4%)은 전체 사업체 감소율(2014년 1.8%)보다 컸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영위축이 자립기반이 취약한 영세사업자들에게도 위협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 동구 인구도 2014년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이 영업적자로 돌아선 2013년부터 울산 동구의 지방세 징수액도 감소했다. 울산 동구의 GRDP 역시 영업이익이 하락한 2011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