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역대 어느 총장보다 힘들었다"며 "지난 10년간을 100m 뛰는 기분으로 계속 뛰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잘 사는 나라, 유럽부터 미국도 어려워지다 보니 마음도 각박해지고 아랍의 봄이다 해서 대 변혁이 국제사회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오일 프라이스가 올라가고 에볼라까지 생기는 등 세계에서 생각할 수 있는 나쁜 일이 한꺼번에 몰아닥친 데서 10년을 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지난 10년간 가장 보람있게 생각하는 업적으로 기후변화 협정 체결을 꼽았다.
그는 "기후변화 협정을 체결하는 데 지난 10년간 다른 고생과 노력을 했다"며 "오바마가 당선되며 힘을 받기 시작했고, 중국이 태도를 바꾸면서 20여년간 지지부진하던 협정을 끝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 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 비준을 해달라는 뜻을 며칠 전 (황교안) 총리에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유엔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 23일(현지시간) 별도의 회담을 열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정치안보적 분쟁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세계적으로 보면 최소 17개의 분쟁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며 "시리아, 예멘, 이라크, 수단, 리비아 등에서 분쟁이 끝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기에다 테러리즘이 퍼져나가는 상황에서 정치안보와 인권 등 3가지 문제가 연결돼 있어 (해결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역분쟁이 문제가 되면 미국 중심의 서방세계와 러시아 중심의 서방세계, 아랍국가 분열 등의 이유로 해결을 못 한다"고 꼬집었다.
반 총장은 아울러 "이란 핵문제 해법에 많은 논란이 있었고, 안보리 반대 있었음에도 이란에 가서 물꼬를 터놓고 몇년에 걸친 협상 끝에 해결됐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