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과거 미국 유학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상부에 보고했다는 논란에 대해 "언론의 비판을 보면서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한다"며 "솔직히 말도 안 되는 비판"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총영사관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 정부 고급 귀빈들이 많이 오니까 제가 거의 명예 총영사 역할 비슷하게 했다"면서 "대학신문에 난 것을 카피해 보냈고, 학생도 아니고 펠로우로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들어서 보고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제가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정부, 국가를 위해 있는 것을 관찰·보고한 것이고 개인 의견이 들어간 게 없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라다니면서 그런 것(동향 보고)을 한 게 아니다. 그런 것을 제가 보면 기가 막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저에게) 흠집을 내는 건데 제 인격을 비춰서 보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달 17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985년 미국에서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정부에 보고한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