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회장 불법선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선거에 출마했던 최덕규(66) 합천가야농협 조합장을 26일 불러 조사한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이성규)는 최 조합장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최 조합장은 지난 1월 12일 치러진 농혐회장 선거 당시 후보였던 현 김병원(63) 회장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선거인단에 발송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미 지난달 최 조합장 측에서 일했던 김모(57)씨를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최 조합장 명의로 된 김 회장 지지 문자를 농협 대의원 291명 중 107명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그동안 최 조합장 측근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연이어 압수수색하며 최 조합장 연루 가능성을 집중 조사해 왔다. 특히 1차 투표 개표 발표와 결선 투표 개시까지의 13분간 후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아왔다. 검찰이 최 조합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는 것은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 자료를 상당부분 확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시 농협회장 선거에는 최 조합장과 김 회장, 전 낙생농협 조합장 이성희 후보 등 6명이 출마했다. 1차 투표에서는 이 후보가 1위, 김 회장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결선에서 순위가 뒤집히며 김 회장이 회장에 당선됐다. 검찰은 최 조합장과 김 회장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최 조합장이 1차 개표 발표 직후 김 회장이 머물던 대기실로 가서 대화를 나눴다는 주변인들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조합장을 상대로 문자메시지 발송을 지시했는지, 김 회장 측과 사전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농협회장 불법 선거 의혹' 검찰, 26일 최덕규 후보 피의자로 소환
입력 2016-05-25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