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80대 할머니 살인 '허위 검안서' 충격

입력 2016-05-25 19:07
충북 증평에서 발생한 80대 할머니 살인사건의 사체 검안서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증평군 증평읍의 한 마을 주택에서 혼자 사는 80대 할머니가 인근 마을에 사는 A씨(57)에게 목 졸려 숨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증평의 한 병원에서 발급한 검안서를 근거로 사건을 단순 병사로 마무리했다.

검안서에는 할머니의 사망 원인은 ‘미상’으로 사망 종류는 ‘병사’로 기록됐다. 유족은 단순 자연사라는 경찰의 말만 믿고 지난 23일 장례까지 마쳤다.

그러나 이 검안서를 발급한 의사는 당시 검안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안서를 작성한 의사는 휴일에 시간제로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의사로 알려졌다. 검안서에 적혀 있던 의사는 이날 진료를 하지 않았다.

경찰은 유족의 제보로 뒤늦게 방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A씨를 체포했다.

이에 경찰청은 이날 감찰계 직원 2명을 괴산서로 내려 보내 초동수사를 부실하게 한 담당 형사와 팀장, 수사과장 등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감찰팀은 해당 직원들을 상대로 살인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인 CCTV를 확인하지 않은 경위와 허위 보고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은 감찰조사를 마친 뒤 담당 형사와 팀장,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수사과장 등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문책할 예정이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