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군부대에 자대 배치된 신병 17일 만에 목 매 숨져 가혹행위 여부 조사 중.

입력 2016-05-25 19:08 수정 2016-05-25 20:34
광주광역시 공군부대 신병이 자대 배치된 지 17일 만에 숨진 채 발견돼 유족들이 가혹행위에 의한 사망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25일 공군 제1전투비행단(이하 제1전비)과 유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9시쯤 광주 광산구 제1전비 생활관 화장실에서 A(23)이병이 숨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했다.

지난 2월15일 입대한 A이병은 군사 기초훈련을 받은 뒤 지난 달 26일 제1전비 모 부서로 자대 배치됐다. 이후 A이병은 일주일간의 업무숙달 교육에 이어 지난 5일 첫 휴가를 받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7일 복귀했다. 하지만 A이병은 부대에 복귀한 지 6일, 자대배치 17일 만에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 군 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가혹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군 당국은 “군 생활 2년이 자신 없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A이병의 자필 메모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A이병이 숨지자 유족들은 업무를 숙달하는 과정에서 “간부들의 언어 폭력에 힘들어 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전화응대 미숙으로 자주 혼났고 한 간부로부터 모멸감을 느낄 정도의 폭언을 들었다는 동료 병사의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한 선임병이 30쪽 분량의 업무지침서와 전화번호를 외우게 하고 시험을 치르겠다면서 압박했다”며 “훈련소에서는 군 생활이 즐겁다고 했는데 자대배치 17일 만에 숨졌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특히 A이병이 뒤늦게 발견된 점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통상 오전 6시30분 기상 뒤 인원 확인을 하고 오전 7시까지 부여된 임무 지역으로 가는데도 공군부대 측은 A이병이 사라진 사실을 한동안 몰랐다는 것이다.

A이병은 오전 8시쯤 상황실 근무자가 ‘A이병이 보이지 않는다’는 보고를 한 뒤 수색 끝에 1시간여 만에 발견됐다.

이에 대해 제1전비 정훈정보실장 표승진 소령은 "유족들이 주장하는 간부의 언어폭력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며 "동료병사들도 언어폭력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