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손길승(75) 명예회장이 20대 카페 여종업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손 명예회장 외에도 추행을 피해 밖으로 나간 피해 여성을 다시 카페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 갤러리 관장 조모(71·여)씨에 대해서 법적 처벌을 따져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5일 “카페 안에 있던 CCTV 영상을 통해 해당 장면(강제추행)을 확인했다”면서 “(손 명예회장이)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다음주 초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손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지인이 개업한 서울 강남구 한 갤러리 카페에 들렀다. 이 카페는 미술관 옆에서 차와 와인 등을 파는 곳이다. 손 명예회장은 이곳에서 여종업원 A씨의 다리를 만지고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게 하는 등 추행한 혐의다.
A씨는 당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카페 밖으로 도망쳤지만 갤러리 관장 조씨가 A씨를 다시 데리고 들어갔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는 “손 명예회장의 추행은 잘 기억나지 않으며, 데리고 들어간 것은 손님을 응대하라는 취지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씨가 추행을 예견하고 A씨를 억지로 앉힌 것인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한지 13일이 지나서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피해자 합의는 아직 안 됐다”면서 “현재까지는 피해자가 합의를 목적으로 고소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2013년 7월 성범죄 친고죄 조항이 폐지됐기 때문에 합의 여부에 상관없이 처벌은 받게 된다.
다음은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 일문일답.
-손길승 명예회장 소환 일정 및 갤러리 관장 조모씨 소환 일정은?
=손 회장은 어제 저녁에 조사 마침. 지금까지는 또 소환할 계획 없다. 조씨는 23일 소환 조사 했다. 조씨도 아직까지는 또 부를 계획 없다.
-피해 여성이 왜 13일만에 고소를 접수했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걸로 안다.
-언제쯤 검찰로 송치되는지?
=여러가지 기록 검토 마쳐서 내주 중 송치할 생각이다.
-CCTV 영상 분석 결과 현재까지 소명된 사실관계가 맞는지
=언론에 나온 사실관계가 대강 맞다고 보면 된다. CCTV를 통해 해당 장면(강제추행 장면)을 확인 했다. 구체적인 행위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곤란하다. 카페에 내부 CCTV가 있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압색은 5월 23일에 했음. CCTV가 전부다.
-손 명예회장과 갤리리 관장 조모씨의 구체적인 관계는?
=관계까지는 답변 곤란하다.
-카페 밖으로 나간 피해여성을 갤러리 관장이 다시 갤러리 안으로 데려간 이유는? / 그 과정에서 손 명예회장의 어떤 요구사항이 있었는지?
=조씨는 손님을 응대하라는 취지였다고 진술했다. / 그 부분은 너무 구체적인 진술 내용이어서 답변드리기 곤란하다. 너무 디테일한 수사 사항이다.
-손 회장이 현재 기억이 안난다고 진술하는데, 음주 상태였는지
=답변하기 곤란하다.
-안마를 해달라고 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손 회장이 구체적으로 피해여성에게 무엇을 요구했는지? 안마를 해달라고 했다면 왜 카페에서 이 같은 요구를 했는지?
=구체적인 행위 내용은 밝히기 힘들다. 피해자와도 관계된 내용이니까.
-해당 갤러리 카페는 어떤 곳인지?(술도 팔고, 이것저것 판다고 하는데)
=카페와 갤러리가 같이 운영되는 형태다. 미술관 옆에 카페가 있다. 차 팔고 술, 와인도 파는 곳.
-손 회장과 피해여성이 초면인지 아니면 구면인지?
=초면 구면 여부 확인 곤란하다. 이 정보를 토대로 언론이 피해 여성을 찾으려고 시도할 것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갤러리 관장 조모씨도 분명하게 손 회장의 혐의를 인정했는지
=조씨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처음 손 회장이 피해여성을 추행하는 상황은 어떤 상황이었는지(음료를 가져다주는 상황이었는지 아니면 불러서 자리에 앉힌 과정에서 만진 건지)
=행위 장면에 대한 묘사는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
-피해여성은 사건 이후 근무하고 있는지?
=지금은 일 하지 않는다.
-당시 카페 근무자 몇 명인지(남녀 각각)?
=인원은 정확하게 특정 곤란한데... 피해자 포함해서 서너 명 정도다. 성비는 제가 알고는 있습니다만 (언론사의) 추적 단서가 될 수 있으니 안 알려드릴게요.
-서빙하는 과정에서 추행이 일어났다면 서빙하는 것부터 관장이 지시한 부분이 있는 것인지 등 정황
=수사사항이다. 지시 여부 밝히기 곤란하다.
-합의하진 않았는지? 합의되면 처벌 어떻게 되는지?
=합의 안됐다. 현재까지 우리가 볼 때는 피해자가 합의를 목적으로 고소한 것 같지는 않다. 성범죄가 2013년도 7월부로 친고죄 폐지됐다. 합의 되건 고소취소 됐건 간에 혐의 인정된다면 형량에 영향을 줄 순 있어도 처벌은 한다.
-손 명예회장에 대해서는 계속 불구속 수사를 이어갈 것인지?
=그렇습니다.
-경찰이 어느 정도 수사 진행했으며, CCTV 등 물증 확보 얼마나해서 혐의 어느 정도로 밝혀냈는지?
=(CCTV 통해) 객관적인 행위 장면은 확보가 됐다. 그것에 대한 법률적용 문제는 남아있다.(주로 조 관장을 공범 내지 방조범으로 봐야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갤러리 관장이 밖으로 나간 여성을 불러왔다고 알려졌는데, 갤러리 관장도 처벌 대상인지?
=더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단순히 불러왔다거나 동석을 시켰다고 해서 조 관장이 추행까지 예견을 하고 억지로 앉혔다고 봐야하는지 이거는 좀 별개의 문제다.
-CCTV 보니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수준의 행위인가.
=행위 장면만 놓고 봤을 때는 강제추행 혐의 적용할 수 있는 정도. 다만,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 본인이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판단이 필요한 정도. 기소의견 송치 예정 이렇게 단정적 볼 상황은 아니고… 혐의를 적용할 수 있으나 본인이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어서 우리가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김상기 박은애 기자 kitting@kmib.co.kr
“강제추행女 손길승에 데려간 女관장도 처벌 검토”… 경찰 일문일답
입력 2016-05-25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