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엔 키 178㎝, 68㎏의 베트남 선수 르엉 쑤언 쯔엉(21·사진)이 있다. 그는 지난 2월 ‘코리안 드림’을 품고 인천에 입단했다. 그는 베트남 선수 출신으로 최초로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 진출한 선수다. 베트남에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그는 이번 시즌 개막 후 2군 리그에서 뛰었다. 인천지역 베트남 근로자들을 겨냥한 마케팅용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다. 그러나 마침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데뷔전을 치르며 자신의 기량을 펼쳐 보였다.
미드필더 쯔엉은 지난 2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 FC와의 11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56분간 뛰었다. 인천이 0대 1로 졌지만 쯔엉은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쯔엉은 개인기로 광주 미드필더를 제치는가 하면 정확한 패스로 공격을 이끌기도 했다.
이날 인천이 마련한 ‘베트남 데이’를 맞아 베트남 교민 20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아 K리그 1호 베트남 외국인 선수인 쯔엉을 응원했다. 인천은 베트남어로 안내 방송과 경기 진행 상황을 전하며 팬 서비스를 했다. 하프타임에는 팜 후 찌 주한 베트남 대사와 유정복 인천 구단주가 기념행사를 하며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쯔엉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것에 놀랐다”며 “경기 전 많은 걱정을 했지만 팀 동료들이 격려해 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팀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K리그는 역시 피지컬적인 측면에서 뛰어났다.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지만 이번 경기를 교훈삼아 피지컬적인 측면을 보완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 스타일의 훈련, 한국어, 한국 문화 등을 배우며 행복하게 적응하고 있다. 훈련을 열심히 해서 더 많은 경기에 나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하위 인천은 4무7패로 아직 승리가 없다. 쯔엉이 인천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코리안 드림’ 일구는 베트남 축구선수 쯔엉
입력 2016-05-25 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