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회동’에 친박·비박 모두 불만…갈 길 먼 與 쇄신

입력 2016-05-25 09:46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과의 ‘3자 회동’으로 당 수습책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원내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를 각각 대표하는 인사들과 만나 향후 지도체제 등에 합의했지만 양쪽 계파에서 모두 불만이 터져 나왔다. 4·13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있는 두 사람과 ‘당의 진로’를 모색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계파 청산을 외쳤지만 결국 계파 논리에 기댄 ‘미봉책’을 내놨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친박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25일 KBS 라디오에 나와 “대단히 어이없는 행동들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도망가고 숨어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앞으로의 문제를 협의했다”고 했다. 또 “정 원내대표 본인 스스로 친박, 비박 얘기를 하지 말자고 했는데 기득권을 더욱 인정해주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좀 어이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김 전 대표와 최 의원에 대해 “이번 선거 후에 자숙해야 할 분들”이라고 했다. 이어 “최종적으로는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문제를 세 사람이 밀실 합의를 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삼김시대’에나 있을 행동”이라며 “답답함을 느낀다”고 했다.

정갑윤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외부 인사를 ‘혁신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안에 대해 “지금 대체로 조기 전당대회를 원한다”며 반대했다. 그러면서 “지금 6월, 7월 (비대위를) 해봤자 두 달”이라며 “두 달 동안 비대위원장이 들어와서 뭘 하겠다는 거냐”고 했다. 정 의원은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해서 전당대회를 차질 없이 치르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했다.

비박 진영에선 김세연 하태경 의원 등이 ‘밀실 합의’라고 반발했다.

하 의원은 “계파 해체가 혁신의 목표라면 그 혁신 방식도 계파에 기대지 않는 방식이어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무성 최경환 두 전 대표가 계파 해체를 선언한다고 했지만 당권, 대권을 포기하지 않은 채 계파해체를 선언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양 계파 보스가 합의하긴 했지만 의원총회는 반드시 열어야 한다”고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