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반기문 유엔총장의 내년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 “유엔 결의문 정신이 지켜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셈이다.
박 시장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논평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자존심이 있지 않느냐. 국민 여론이 좌우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본인의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간부로서 여러 국가의 비밀 정보 등을 많이 알게 될 텐데 특정 국가의 공직자가 되면 그것을 활용하거나 악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직책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결정문이므로 이것이 존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박 시장이 언급한 유엔 결의문은 ‘유엔 사무총장은 퇴임 직후 그 기밀이 다른 유엔 회원국 정부를 당황시킬 수 있는 그 어떤 정부 직책이라도 권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당사자 역시 그런 자리를 받아들이는 것을 삼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대선 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확정된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어디 그런 결의 절차가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번 총선을 보면 국민들의 인식이 매우 정확하고 위대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정치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최종 판단자이자 심판자인 국민들이 다 보고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를 의식한 견제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청와대의 이른바 ‘상시 청문회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박 시장은 “저는 상설적 청문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어려워진 민생 문제와 남북·외교 문제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설적 청문회 등의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회 정상화니, 놀고먹는 정치니 하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국박원순회의원들이 좀 제대로 일하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박원순 "반기문, 유엔 결의안 따라야... 문재인 후보 확정 결의 있었나"
입력 2016-05-25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