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조영남도 잘한게 없어 어이없는 뻘소리해도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입력 2016-05-25 09:27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장 보드리야르는 (뒤샹과 워홀만 빼고) 현대예술 전체가 실은 무가치하며, 그저 예술계의 '공모'에 의해 유지되는 사기극이라 주장했죠"라며 "캔버스에 롤러로 공업용 페인트 발라놓고 수십 억씩 받아먹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 간단합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검찰에서 '회유' 어쩌구 하며 언론에 혐의사실을 흘리는 것은.... 구매자들이 직접 나서서 피해자임을 주장해주는 것밖에 없어서 그러는 모양인데... 그들이 기꺼이 나서려 하지도 않을 것이며, 설사 나선다 하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했다.

그는 "조영남이 직접 그린 것으로 알고 샀다면 사기죄가 성립하는가? 그것도 아니죠. 그림의 핵심이 작가의 컨셉이고, 그 컨셉이 작품에 담겨 있다면,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사는 사람이 엉뚱한 것을 기대하고 산 것일 뿐...."라고 했다.

진 교수는 "예술계의 그 누구도 그림 값이 떨어지는 것은 원하지 않거든요"라며 "화가도, 비평가도, 갤러리도, 경매상도, 심지어 고액을 그림을 산 구매자들도, 그 작품이 실제로 예술적 '가치'가 있든 없든, 그 높은 '가격'을 유치하는 데에는 이해가 일치한다는 거죠"라고 했다.

진 교수는 "한 마디로, 현대미술의 논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검찰에 알렸고, 현대미술의 논리를 전혀 모르는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시작했고, 현대미술의 논리를 전혀 모르는 일부 언론이 그걸 받아 선동을 했고, 현대미술의 논리를 전혀 모르는 대중이 흥분을 했고.."라고 했다.

이어 "지난 백 년 간 현대미술에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것처럼 작업을 하는 일부 미대 교수가 자신의 주관적 예술관을 마치 객관적 진리인양 들이댔고, '예술'의 평가적 의미와 분류적 의미를 혼동하는 몇몇 평론가가 맥락에 맞지 않는 뻘소리를 했고..."라며 "그렇게 해서 벌어진 시대착오적 해프닝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조영남이 잘한 건 아니지만..."라고 했다.

그는 "조영남도 잘 한 거 없어서 여기저기서 어이 없는 뻘소리를 해도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언론에서 저런 걸 글이라고 받아주니... 어휴, 나중에 시간 나면 긴 글 써서 어디 매체에 올리죠"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