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흑인 코미디언 빌 코스비(79)가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그동안 피해 여성들과 언론 등이 숱하게 제기해온 그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유무죄가 가려질 전망이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몽고메리 카운티 법원의 엘리자베스 맥휴 판사는 24일(현지시간) 열린 재판 개시 여부를 위한 청문회에서 코스비에게 성폭행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코스비는 2004년에 자신의 집에서 템플대학 전 여직원에게 3알의 푸른색 약을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약을 먹은 여직원은 현기증과 함께 다리가 풀렸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당시 코스비가 멘토이자 친구여서 교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스비는 둘의 성관계는 합의하에 이뤄졌으며 해당 여성이 “멈춰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코스비는 이번 성폭행 혐의가 확정되면 최고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코스비는 이 여성 이외에도 모두 40명의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들 피해 여성들 가운데 35명은 지난해 한 미국의 잡지사 표지모델로 함께 나와 사진을 찍은 뒤 코스비의 성폭행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들 40명 여성들이 제기한 성폭행 혐의에 대한 재판은 진행되지 못했으며, 이번 템플대 여직원 케이스가 첫 재판이다. 이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추가 고소가 잇따를 전망이다.
코스비는 1984년부터 1992년까지 TV 시트콤 시리즈인 ‘코스비 쇼’를 진행하며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코미디 스타로 발돋음했다. 이 시리즈물이 인기를 얻으면서 미국에서 한때 출연료가 가장 비싼 코미디언이 되기도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