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밀 로저스(31·한화 이글스)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괴물 투수’로 불리며 한국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올해는 벌써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불운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로저스는 2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한화의 선발투수로 시즌 4번째 마운드에 올랐다. 7⅓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1자책점). 하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완벽투를 펼치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올 시즌은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이달에야 복귀했다. 복귀 후 2경기에서 2연패를 기록했다. 19일 삼성전에서는 12개의 안타를 얻어맞았으나 힘겹게 첫 승을 거뒀다. 네 번째 등판에서는 지난해와 가장 근접한 피칭을 선보였지만 로저스는 결국 웃지 못했다.
지난 시즌 로저스는 10경기에 출전해 6승2패에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 9이닝을 홀로 책임지는 등 완투 4회, 완봉 3회로 빈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로저스의 등장에 팀 분위기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는 좀 다르다. 부상으로 뒤늦게 실전 마운드에 오르면서 구위는 아직 덜 올라온 듯한 모습이다. 거듭 경기를 치르면서 구위를 회복하고 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로저스의 복귀에도 팀 분위기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화는 로저스의 복귀만을 기다렸다. 로저스가 제몫을 해줘도 타선의 도움 없이는 승리를 챙길 수 없다. 한화는 넥센에 1대 2로 져 (11승)30패째를 기록했다. 올 시즌 로저스의 표정은 유난히 어둡기만 하다. 지난해 완벽투를 펼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의 그 당당한 표정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시즌 3패째’ 로저스, 그의 표정이 어둡다
입력 2016-05-25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