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된 저어새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영종도 수하암은 남동유수지와 중구 매도와 함께 인천 지역 대표적인 저어새 번식지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수하암을 찾는 저어새 개체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한국물새네트워크의 모니터링에 따르면 수하암에서 번식하고 있는 저어새는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지난해 수하암에서 발견된 저어새가 40쌍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개체수 급감은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수하암 인근에서 진행되는 준설토 투기장 공사의 영향으로 이곳에서 번식하는 저어새의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 등에 따르면 정부는 634억원을 들여 2013년 8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인천 운북동 미단시티 앞바다에 외곽호안 6.9㎞와 접속호안 6.1㎞를 연결해 416만3000㎡ 규모의 준설토 투기장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번식지와의 거리다. 사람의 손길에 민감한 저어새의 번식을 위해 일반적으로 번식지는 250~300m 이상 육지와 격리돼야 하지만 이곳은 150m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곳에서 소음이 들려오고 불빛이 비치는 상황에서 저어새가 이전처럼 수하암을 찾기는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홍소산 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장은 “공사시행으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인근에 인공섬을 만들어 저어새가 부화할 장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천연기념물 저어새 준설토투기장 조성으로 급감
입력 2016-05-24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