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박원순 이번엔 국회로…더민주, ‘일자리 정책 콘서트’ 기조발제

입력 2016-05-24 16:38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회에서 열린 ‘일자리 정책콘서트’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의 경제실정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최근 광주를 방문해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고 발언하는 등 잠재적 대선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야권에서는 박 시장의 잇따른 대외행보가 대선후보로 등판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은 24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지방자치단체장 성공사례 일자리 정책콘서트’에 참석해 “여러 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 후반대로 인하해서 예측 한다”며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 시절조차 성장 동력이 이미 식어버린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미래성장동력이 없다는 위기감을 줬다. 그야말로 경제정책이 기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년실업 문제를 집중 겨냥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서울시가 청년활동수당으로 90억 쓰겠다는 걸 악마의 속삭임이라고 얘기 한다”며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2조1000억여원을 썼다. 그런데 청년 일자리 늘어났나? 고용률이 증대됐나? 어마어마한 돈을 쓰고도 효과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시장은 또 “브라질 노동당도 힘이 있지 않은데 룰라 대통령이 집권한 것을 보면 지방정부를 맡아 잘했기 때문에 국민이 신뢰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 자리에는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방자치 관련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발언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앞서 다수의 대권주자가 당내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박 시장을 잠재적 대선주자로 고려해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중앙정부의 창조경제라는 게 사실은 창조도 혁신도 없다. 대기업에 의존하는 그런 방식으로는 새로운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대선 관련 질문에는 “모든 것을 대권으로 이어가진 말라”며 답을 피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 불참한 그는 다음주쯤 봉하마을에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