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전북 서포터즈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

입력 2016-05-24 16:21

프로축구 K리그 전북 현대 팬들이 뿔났다. 우리나라 클럽축구 최정상급 구단으로, 디펜딩 챔피언인 전북의 심판매수 사건을 놓고 서포터스는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중하게 경고했다. 특히 구단 내부자 개인의 일탈로 선을 그어 발표한 사과문을 놓고 “책임 있게 행동하라”고 요구했다.

전북 서포터스 연합체인 ‘매드 그린 보이스(Mad Green Boys·이하 MGB)’는 24일 페이스북에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식을 듣고 많은 지지자들이 힘든 하루를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북 서포터스 연합은 이번 사태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부산지검 외사부(부장검사 김도형)는 전날 전북 스카우트 A씨로부터 유리한 판정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전직 K리그 심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A씨도 이들에게 수백만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불구속 기소된 심판 2명은 지금 K리그에서 퇴출된 상태다. 심판 중 한 명은 2013년 두 차례, 다른 한 명은 같은 해 세 차례 A씨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으면서 경기당 100만원씩을 챙긴 혐의다.

전북은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챔피언이다. 올 시즌의 경우 10라운드까지 진행한 지금까지 6승4무(승점 22·골 +7)로, 선두 FC 서울(승점 22·골 +10)에 골 득실차로 밀린 2위다. K리그 최정상급 구단의 심판매수 논란은 서포터스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전북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스카우트는 구단에 보고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심판 매수를) 진행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개인의 행동에서 비롯된 사건이지만 전북의 이미지 실추로 팬들에게 상처를 안겼다. 스카우트가 스포츠정신에 벗어난 행위를 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포터스는 A씨의 일탈로 치부한 구단의 입장을 석연치 않게 생각했다. MGB는 “구단은 이번 사태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선 절대로 안 될 것”이라며 “철저한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책임져야 한다. 개선할 부분은 어떤 책임이나 고통이 있어도 겸허히 받아들이는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는 승부조작 근절을 촉구했다. MGB는 “연맹은 이미 오래전부터 행해진 것으로 알려진 잘못된 관행들에 대해서 더 이상 숨기거나 가볍게 넘겨선 안 될 것”이라며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더 이상 K리그를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