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인간, 일부는 가축 '키메라 배아' 논란

입력 2016-05-24 16:17

미국에서 일부 과학자가 일부는 인간이고 일부는 동물인 배아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이 보도했다.
이 연구자들은 ‘키메라(chimera)’로 불리는 인간과 가축의 유전형질이 한 개체 내에 공존하는 배아가 난치병을 치료해 인간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UC 데이비스의 파블로 로스 박사가 인간 줄기세포를 돼지의 배아에 넣고 있다. NPR 홈페이지

캘리포니아주립대 데이비스 캠퍼스(UC 데이비스)의 파블로 로스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췌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과정은 이렇다. 우선 유전자 편집기술로 돼지나 양의 배아에서 췌장을 형성하는 유전자 부위를 제거한 가축 배아를 만든다. 이후 환자의 피부세포로 만든 줄기세포를 주입해 인간과 가축의 유전형질의 배아를 만든 뒤 이를 가축의 자궁에서 기른다.

문제는 이 작업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는 점이다. 로스 박사 등 연구진은 인간줄기세포가 정확히 어떻게 분화할지 알 수 없다. 

가축 배아에 주입된 인간 줄기세포가 췌장 등 원하는 장기가 아니라 뇌로 발달할 경우 인간의 의식을 가진 생명체가 동물의 뱃속에서 자랄 수 있다. 

뉴욕의과대학 세포생물학과의 스튜어트 뉴먼 교수는 “인간에 대한 기존 개념을 파괴하는 불안한 영역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