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가 공감하는 수사를 해야 한다”

입력 2016-05-24 12:08
“휴일날 검사님이 전화해 아이 및 가족의 안부를 묻고 격려해줬습니다. 아무도 몰라주던 우리를 가족처럼 대해준 검사님은 평생의 은인입니다. 검사님의 일에 대한 열정에 눈물을 쏟았습니다….”

지난 23일 진천 법무연수원, 대검찰청 형사부 연구관인 정광수(43·사법연수원 34기) 검사가 화물차 운송기사의 추락 사건을 처리했던 경험담을 말하기 시작했다.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받은 감사편지의 내용이었다. 사법연수원 42기 출신 신임검사 37명이 정 검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정 검사는 “피해자가 크게 다쳐 법정증언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소유지가 어려운 사건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현장검증을 신청해 화물차 회사 대표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사실을 밝힐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가족의 증인신문을 통해 죄에 상응한 형벌을 구현했고, 이는 피해자 가족들의 신뢰 형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정 검사는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 사건, 휴대폰 개통·복제 구속 사건, 보이스피싱 통장모집인·인출책 구속 사건 등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피의자 체포 직후에는 강한 공격성을 보였지만, 인간적인 신뢰를 형성한 뒤엔 추가 공범 제보까지 받았다는 생생한 사례가 소개됐다. 공통적인 화제를 찾아 물꼬를 트고, 피의자의 마음을 움직이면 결국 실체적 진실에 도달하는 길도 가까워진다는 ‘노하우’가 전수됐다. 2014년에만 감사편지 12통을 받은 이력이 있는 정 검사였다.

감사편지 사례들을 통한 교육은 결국 상대방의 존중, 공감과 신뢰, 치밀한 수사 의지 등 3가지 요소가 검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가르침으로 압축됐다. 선배 검사들이 ‘당사자가 공감하고 감동받은 수사사례 및 기법’을 교육하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대검찰청은 “8~9월 중 사법연수원 출신 신임검사 대상 교육, 11~12월 중 로스쿨 출신 신임검사 대상 교육 등으로 신임검사들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 인권의식 강화에 힘쓰고, 지속적으로 검찰수사에 대한 국민신뢰도를 제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