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父 “군대 간다는 아들 만류… 내가 죄인” 눈물

입력 2016-05-24 07:19 수정 2016-05-24 07:47

병역기피 혐의로 국내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유·40)의 부친 유모(70)씨가 눈물로 아들의 용서를 구했다.

유승준 부친은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총영사 상대 한국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과 관련해 2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의 심리로 진행된 세 번째 변론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법정에서 그는 유승준의 미국 시민권 취득은 병역 기피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며 “죄송하다. 죄인은 나다. 용서해 달라”고 호소했다.

부친은 “아들(유승준)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계속 군대에 가겠다고 고집했지만 난 가정의 행복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아들을 계속 설득했다”며 “가족을 위해서라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내 욕심이다. 아들은 결국 내 말에 순종해줬다”며 “못난 아버지 손에서 살았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이 욕해도 나에겐 자랑스러운 자식”이라고 울먹였다.

부친은 또 “군대를 가겠다고 했던 아들이 시민권을 취득해 군대를 안 가면 비난을 받을 거로는 생각했지만, 다소 말썽은 있어도 결국 용서되리라고 가볍게 생각했다”면서 “입국을 못할지는 생각도 못했다”고도 했다.


1997년 가수로 데뷔해 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유승준은 군 입대를 3개월여 앞둔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거센 비난 여론 속에 법무부는 유승준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결정했다.

줄곧 해외에서 활동하던 유승준은 지난해 5월 인터넷 방송을 통해 국내 복귀 의사를 피력했다. 이후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에게 발급되는 F-4 비자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이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유승준이 입국 거부 관련 소송을 낸 건 처음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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