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유커 5만명, 색다른 관광(?)…경기도에서 김치도 담그고 농촌체험도

입력 2016-05-24 01:00

60~80대 중국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경기도에 와 김치를 직접 담아서 먹어보고, 고령화된 농촌마을에 찾아가 나이가 비슷한 노인들과 함께 어울려 동병상련의 정을 나눈다. 거기에다 의료관광으로 건강검진도 받는다.

노인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5만명이 다음 달 말부터 12월 말까지 주로 경기도를 무대로 한국 문화와 농촌마을을 체험하며, 의료서비스도 경험하는 관광을 하게 됐다.

이들은 한 번에 200~400명씩 나눠 방문할 예정으로 10월말에서 11월초에는 1만명이 한꺼번에 방문하는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3일 왕레이(王磊) 중국 상하이 행복9호 노인복지투자그룹회장과 ‘행복9호 회원 경기도 마이스 방문객 유치 협약’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 전병준 ㈜한중청년리더협회장 등도 함께 했다.

상하이 행복9호 노인복지투자그룹은 중국 전역에 지역별 노인복지센터 3800곳, 회원수 500만명을 보유한 중국 최대 규모의 실버문화센터다. 왕 대표는 상해 행복9호 노인복지투자그룹 외에도 현재 7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 실업가로 포브스차이나의 젊은 창업가 30인에 선정된 인물이다.

협약에 따라 도는 상해 행복9호 노인복지투자그룹 소속 회원 5만명을 관광객으로 유치하게 됐다. 이는 단일 기업의 관광객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다음 달 말부터 12월까지 한 번에 200~400명씩 3박 4일 동안 한국을 관광을 하게 된다.

이 기간 중 이틀간은 경기도에서 머물며 다양한 한국의 문화와 농촌마을, 의료서비스를 체험하게 된다.

수원에서는 한국의 김치를 직접 만들어 먹어보기까지 한다. 양평에서는 ‘질울고래실마을’ ‘보릿고개마을’ 등에서 또래들과 함께 일을 하며 농촌체험을 한다. 일산 메디컬센터에서는 건강검진도 한다. 이외에도 수원의 지동시장 등 도내 전통시장 등도 돌아보며 한국 고유의 정취를 느끼게 된다.

도 관계자는 “노인복지투자그룹 측에서 먼저 ‘관광객이 노인이여서 명동 등 번잡한 곳보다는 한국의 문화와 농촌, 그리고 건강센터 등을 체험해보고 싶다’고 제안을 했다”며 “이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경필 지사는 “경기도에는 효를 상징하는 수원 화성, 양평 장수마을 등 고령 관광객이 좋아할 만한 관광지가 많다”면서 “5만명의 회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건강과 장수, 전통, 문화를 담은 다양한 관광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