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전체 30%에 무기 형태 장난감…“더 이상 순수하지 않다”

입력 2016-05-24 00:14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조립용 장난감 레고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 연구팀의 보고서를 차용해 레고가 무기 모양 장난감의 비중을 높이고 전쟁을 하는 듯한 시나리오로 만들어진 조립세트를 출시하는 등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무기 모양 장난감들은 레고 전체 제품의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토프 바트넥 박사는 다른 장난감 회사와 벌이는 ‘군비 경쟁’에 빗대어 “레고가 더는 이전처럼 순수하지 않다. 레고의 폭력성 증가는 게임을 풍부하게 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서영희 기자



연구팀은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레고의 카탈로그를 분석한 결과 레고 조립세트에 첨부된 시나리오도 예전과 비교할 때 훨씬 폭력적이라고 밝혔다. 조립세트에 포함된 시나리오 40%에서 폭력성이 엿보였고 총을 쏘거나 위협하는 장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49년 덴마크에서 처음 만들어진 레고는 지난 1978년 출시한 캐슬 세트에서 창, 도끼 등 무기 모양 장난감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레고가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는 데는 어린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트렌드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장난감 회사들이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더 재밌고 새롭고 폭력적인 제품을 내세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고의 대변인인 트로이 테일러는 “레고 제품들은 건축, 판타지, 충돌 등 다양한 활동의 이해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갈등이나 충돌 역시 아이의 성장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