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많은 이들을 가슴아프게 했던 크림빵 뺑소니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임신한 아내를 위해 한겨울 크림빵을 사서 집으로 향하던 가장이 뺑소니로 사망한 사건입니다.
당시 보배드림이라는 중고차 커뮤니티 회원들이 사고 현장 인근 cctv에 찍힌 차량 번호판을 해독해내고 차종을 분석하는 등 범인을 찾기 위해 끈질긴 추적을 벌였는데요. 결과적으로 네티즌들의 추정은 빗나갔지만 범인을 압박해 자수를 이끌어내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러한 보배드림이 또 작은 공헌을 했습니다. 지난 17일 부산에서 발생한 맥도날드 배달원 사고를 회원들이 공조해 해결한 겁니다. 신호위반 혐의를 뒤집어 쓸뻔한 배달원의 무죄를 밝혀냈습니다.
배달원의 매형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지난 19일 보배드림에 억울한 사연을 올리면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회원들은 신속하게 움직였는데요. 가장 먼저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운전자가 블랙박스 영상을 제보했고, 다른 네티즌이 교차로 신호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부산시 연제구 거성사거리에서 다양한 각도로 찍힌 블박 영상이 뒤이어 공개됐죠.
결과는 충돌 사고를 낸 차량의 명백한 신호위반으로 드러났습니다. 네티즌들이 제공한 블박 영상은 경찰 증거로 제출돼 배달원이 누명을 벗게 됐고, 사고발생 이틀 만에 진실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배달원은 현재 뇌출혈에 고관절과 발목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당시 사고가 찍힌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합니다.
보배드림 유저들의 활약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건 게시물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 나르고 있습니다. "천만다행" "제보자들에게 감사한다"는 반응입니다. '강남역 추모' 문제로 시끄럽기만 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모처럼 훈훈해졌는데요. 적대시하거나 대립하기보다는 서로 힘을 합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