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망막혈관이 막히는 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심장병 발생 확률이 최대 31%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성수, 심장내과 강석민 교수팀은 200년부터 2007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100만명 이상의 건강 빅데이터를 분석해 망막정맥폐쇄증 환자 1745명과 병이 없는 8755명을 선정했다.
이어 지난 2013년까지 최대 12년간 두 집단의 심부전 발병 유무를 추적 조사한 결과, 망막정맥폐쇄증 환자의 11.6%가 심부전이 발생한 반면, 병이 없는 비교군은 8%에 발병에 그쳤다고 23일 밝혔다.
망막정맥폐쇄증은 망막(안구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투명한 신경조직)에 복잡하게 퍼져있는 정맥 혈관이 막혀 혈액 순환이 잘 안되고 피떡(혈전)이 눈 속 충혈과 부종, 시력장애를 일으키는 노년층 안질환이다. ‘눈 중풍’으로 불린다.
심부전은 심장의 기능 저하로 신체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최근 6년간(2010~2015) 국내 심부전 환자 수는 21% 이상 증가할 만큼 고령화 사회를 맞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 10명 중 3명은 발병후 4년 안에 사망할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
김성수 교수는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여러 심혈관질환이 망막정맥폐쇄증을 일으키는 위험요소로 알려져 있지만, 그 반대로 망막정맥폐쇄증이 심혈관질환 중 하나인 ‘심부전’과의 발병 연관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안과의사는 망막정맥폐쇄증 환자에 대한 심부전 발병 위험성에 대한 안내와 함께 심장내과 전문의 진료를 적극 권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눈 중풍' 오면, 심장병 위험 최대 30% 높다
입력 2016-05-23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