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68·사진) 전 국무장관이 ‘거짓말쟁이’ 이미지 때문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정 이슈에 대해 다른 발언을 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조회수 수백만 건을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데 이어 미국 국민들에게서도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가장 큰 골치거리는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10여분 길이 영상이다. ‘13분 동안 계속해서 거짓말 하는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lying for 13 minutes straight)’이라는 제목이 달린 이 영상은 23일 현재까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조회수 약 800만 건을 기록했다.
해당 동영상은 클린턴이 과거 동성 결혼 허용문제나 이메일 스캔들, 뉴욕 월스트리트 금융기업, 의료보험 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했던 상반된 발언을 차례로 나열했다. 그만큼 클린턴이 상황에 따라 자신의 정책적 소신이나 입장을 수차례 뒤집어왔다는 뜻이다.
최근 나온 설문결과 역시 클린턴이 미국 유권자로부터 신뢰받고 있지 못하다는 걸 보여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 CBS방송이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전국단위 설문조사에서 클린턴을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한 이는 32%로 신뢰할 수 없다고 답한 64%의 절반에 그쳤다.
이는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되기 이전인 지난 3월 설문보다 오히려 악화된 수치다. 당시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함께 실시한 설문에서 클린턴을 믿을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7%로 이번 결과보다 5%포인트 높았다. 믿을 수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57%로 이번 결과보다 7% 낮았다.
WP의 칼럼니스트 케이틀린 파커는 17일 칼럼을 통해 클린턴을 향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계속되고 있는 건 실수를 하더라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던 이유가 크다고 봤다. 파커는 “클린턴이 무척 오랜 시간 공직에 있었던 것을 고려해보면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변호하면서도 “(유권자들의) 신뢰는 (후보 스스로의) 정직함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