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가 죽였다” 서초경찰서 집단행동 상황…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05-23 16:30
일부 여성들이 ‘강남 화장실 살인’을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행으로 규정한 경찰을 규탄하는 집단행동을 벌였습니다. 비록 소수지만 이들은 경찰에 여성혐오 범죄 분야 신설 등을 요구하며 바닥에 쓰러지는 퍼포먼스까지 했는데요. 인터넷에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23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이날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서초경찰서 앞 상황’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몇 장이 올라왔는데요.

사진에는 10여명의 여성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거나 ‘여성혐오가 죽였다’ ‘여성혐오범죄 분야 신설요구’ 등의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있습니다.

앞서 ‘강남역 10번 출구’ 페이스북에는 전날 “서초경찰서는 사건 초반부터 묻지마 범죄라는 이름으로 여성혐오 범죄의 본질을 흐리는 방향으로 수사해왔다”면서 “경찰의 이런 안일한 태도는 여성혐오를 예방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23일 오후 3시 서초경찰서에 여성혐오살인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집단행동을 제안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강남 화장실 살인 피의자 김모(34)씨를 상대로 종합 심리분석을 한 결과 이번 사건이 전형적인 피해망상형 정신질환에 의한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여성을 혐오해 범행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여성들의 집단행동에 인터넷 여론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여성 사이트에서는 ‘여성혐오를 묻지마 범행으로 규정해선 안 된다’ ‘잘했다. 나도 다음에 꼭 나갈거야’ 등의 응원글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비판하는 네티즌들도 많았습니다.

“당신들의 행동을 보니 없던 여성혐오마저 생긴다.”

“정말 노답이네. 아들이 유산 노리고 아버지 죽이면 아버지혐오 범죄 분야 신설 요구할 건가요?”

등의 의견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퍼포먼스를 ‘여성혐오를 반대하는 여성들의 1차 집단행동’으로 규정한 여성들은 또다른 집단행동을 벌일 태세입니다. 이들은 24일 밤에는 신논현역에서 강남역으로 행진하며 여성들이 옷차림과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자는 취지로 ‘달빛시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침묵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이번에는 ‘시끄럽게’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강남 화장실 살인의 여파가 점차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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