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산 부부, 병도 건강도 닮는다

입력 2016-05-23 16:07

수십년 간 같이 살아온 부부는 병과 건강도 닮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 앤아버 캠퍼스의 박사후(postdoctoral) 과정 연구원인 섀넌 메지아 박사는 1568 쌍의 미국 부부를 대상으로 신장 기능, 콜레스테롤 수치, 악력 등 수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높은 요소들을 조사한 결과 함께 산 지 오랜 부부의 유사성이 놀라울 정도로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거한 지 20년 된 부부 보다 50년 된 부부가 유사성이 높았다. 메지아 박사는 이를 올해 미 노년학회 연차 학술대회에 발표한다.

메지아 박사는 “노화과정은 부부가 함께 하는 어떤 것”이라면서 “그들은 같은 환경에서 살고 그 환경을 같이 평가하며 결정도 함께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부부는 단순히 정서 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서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의사들은 ‘환자 정보 보호’ 조항에 따라 환자들을 개별적으로 치료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한 배우자의 건강상태를 아는 것은 다른 배우자의 건강을 파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부 중 한 사람의 근육약화나 신장 이상은 나머지 배우자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노인치료에 있어 한 배우자를 치유할 때 다른 배우자의 상태를 함께 점검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의미이다.

메지아 박사는 무엇이 이러한 생물학적 유사성을 초래하는 지를 밝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부부의 공통적 경험이나 비슷한 장·단점을 갖는 환경을 공유하는 것 등이 이러한 유사성을 ‘공동 창조’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