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받은 병원 이사장 구속 제약사 수사 확대

의약품 도매업체로부터 18억여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전주 J병원 이사장을 구속한 경찰이 제약회사로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3일 의약품 도매업체뿐 아니라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제약사 29곳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제약회사가 실질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만큼 제약회사 혐의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의약품 도매업체 6곳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의료법 위반 등)로 J병원 이사장 A씨(60)와 도매업체 대표 B씨(47)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도매업체 관계자와 병원 관계자 28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자신의 병원에서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B씨 등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로부터 18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지인 명의로 병원에서 직접 의약품 도매업체 2곳을 운영하면서 제약사와 ‘약 값 할인’ 계약을 맺은 뒤, 납품과정에서는 할인 전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하는 수법으로 16억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4곳의 도매업체 대표들은 이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기 위해 허위로 직원을 채용한 뒤 임금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자금을 마련해 A씨에게 현금과 상품권 등 2억원 상당을 제공해 왔다.

경찰은 병원과 의약품 도매업체 압수수색 등의 수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