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시간을 9시로 늦췄더니 청소년들의 수업시간 집중도와 행복감, 아침 식사 횟수 등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14년 7월 취임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9시 등교'를 권장하면서 동참하는 초중고교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승철 교수팀이 경기도 내 중학생과 고등학생 367명을 대상으로 등교 시간 연장 전과 후(시행 2개월, 12개월 후)를 비교한 결과, 청소년들이 느끼는 행복감과 수업 집중도, 아침식사 횟수 등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등교시간 연장 전, 전반적인 행복감에 대해 10점 만점에 5.71점으로 응답한데 반해, 시행 2개월 시점에 6.56점, 시행 1년 후에는 6.68점으로 상승했다. 수업시간 집중도도 10점 만점에 5.63점에서 각각 6.31점, 6.66점으로 높아졌다.
또 일주일동안 아침식사를 챙겨먹는 횟수는 4.78회에서 시행 2개월 후 5.34회, 시행 12개월 후 5.60회로 늘어났다.
등교시간 연장 후 지각 횟수나 수업 중 졸린 정도는 감소됐고 활력이나 전반적인 기분, 학교에 가고 싶은 느낌 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소년들의 총 수면 시간은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수면 후 활력이 늘어난 것은 등교 시간 연장으로 인해 수면 패턴이 점차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주기 리듬으로 일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청소년기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성인에 비해 2시간 정도 늦게 분비돼 성인에 비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물학적 수면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등교 시간 연장이 청소년 특유의 수면 패턴이 유지될 수 있도록 환경 요건을 만들어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국제소아수면학회에서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9시로 등교 시간 연장' 아이들 '삶의 질' 높아졌다
입력 2016-05-23 12:36 수정 2016-05-23 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