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류성희 미술감독, 칸영화제 벌칸상 수상 쾌거

입력 2016-05-23 09:04 수정 2016-05-23 09:18

영화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이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벌칸상(Vulcain Prize)을 수상했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칸영화제 폐막식 이후 발표된 류성희 미술감독은 벌칸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벌칸상은 촬영, 편집, 미술, 음향 등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기술 아티스트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한국 영화인이 이 부문 수상을 차지한 건 처음이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황금종려상 등 주요부문 수상에 실패했으나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

류성희 미술감독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앞서 아가씨 현지 상영 이후 특히 미술에 대한 극찬이 쏟아진 바 있다.


영화 전문 잡지 버라이어티는 “류성희 미술감독에 의해 디자인된 저택 인테리어는 영국식의 화려함과 일본식의 우아한 대칭의 결합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아가씨는 기술의 승리다. 화려하게 장식된 정교한 저택 프로덕션 디자인은 부지불식간에 어두운 타락의 힌트를 담아낸다”고 언급했다.

류성희 미술감독은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첫 시대극이었기 때문에 기존의 시대극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며 “시대를 재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영화적인 재미와 판타지를 가미하여 새로운 1930년대를 창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홍대 도예과 출신인 류성희 미술감독은 1995년 미국의 AFI(미국영화연구소)로 유학을 갔다 ‘꽃섬’(2001)으로 한국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살인의 추억’ ‘달콤한 인생’ ‘괴물’ ‘마더’ ‘변호인’ ‘국제시장’ ‘암살’ 등 미술을 담당했다. 박찬욱 감독과는 ‘올드보이’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등에서 호흡을 맞췄다.

다음은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주요부문 수상자(작).

▲황금종려상=‘아이 다니엘 블레이크’(감독 켄 로치)
▲심사위원대상=‘단지 세상의 끝’(감독 자비에 돌란)
▲심사위원상=‘아메리칸 허니’(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상=올리비에 아사야스(‘퍼스널 쇼퍼’) 크리스티안 문쥬(‘그레듀에이션’)
▲각본상=‘세일즈맨’(아쉬가르 파라디)
▲남우주연상=샤하브 호세이니(‘세일즈맨’)
▲여우주연상=제클린 로즈(‘마 로사’)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