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화장실 살인’으로 인한 남혐-여혐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여성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밝힌 경찰 발표에 반발하며 집단행동까지 할 태세라고 합니다. 남성 네티즌들 또한 일부 여성 네티즌들이 추모의 공간을 남혐의 공간으로 변질시키고 있으며 자신들과 뜻을 함께 하지 않는 일반 시민들에게 폭력적인 언동을 일삼는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23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전날 오후부터 서울 서초경찰서를 규탄하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습니다.
경찰은 강남 묻지마 살인 피의자 김모(34)씨를 상대로 종합 심리분석을 한 결과 범행은 전형적인 피해망상형 정신질환에 의한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여성을 혐오해 범행을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요.
그동안 여성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라며 여성폭력에 대한 사회의 반성과 각성을 촉구해 왔습니다.
경찰 발표에 실망한 일부 여성들은 23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서 묻지마 범죄로 규정한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합니다. 여성들은 경찰서 앞에서 ‘여성혐오가 죽였다’고 외치는 등 퍼포먼스도 벌인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남성 네티즌들은 일부 여성 네티즌들이 이번 사건을 성대결의 장으로 몰아간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남역 인근에서 ‘추모하는 곳이지 혐오하는 곳이 아니다’라거나 ‘추모 장소에서 남녀갈등 조장하지 말자’는 문구를 든 시민들에게 공격적인 언동을 하는 여성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인터넷에서는 복면을 쓰고 성대결을 벌이지 말자고 1인 시위를 하던 여중생이 일부 여성들에게 공격을 당했다는 영상 등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습니다.
남성들은 또 강남역에서 포스트잇을 뗐다 재물손괴죄 미수범으로 체포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뉴스 영상을 돌려보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요. 인터넷에서는 해당 경찰서측과 통화하며 반발하는 목소리를 담은 음성 파일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강남 화장실 살인이 발생한지 엿새가 지났습니다. 살인 피의자는 잡혔지만 사건은 엉뚱하게도 성대결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소모적인 대결보다는 이성적으로 사회안전망을 어떻게 갖출 것인지를 논하는 장이 되길 바랍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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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3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