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갓퍼트’… 교통사고後 첫 등판, 백투백홈런 맞고 7실점

입력 2016-05-22 17:10 수정 2016-05-22 17:41
사진=뉴시스

‘갓퍼트’가 무너졌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6피안타(2피홈런) 4볼넷 7실점(7자책점)했다. 올 시즌 최악의 투구. 최소 이닝에서 최다 실점한 경기다.

니퍼트는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IA 타이거즈를 8대 3으로 제압한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차량으로 잠실구장에 출근하는 과정에서 신호대기 중 다른 차량에 약하게 들이받힌 경미한 교통사고로 등판 일정이 바뀌었다.

니퍼트가 호소한 허리 결림 증상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의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고 선발로 마운드에 세웠다. 당초에는 마이클 보우덴의 등판 순서였다.

니퍼트는 다소 흔들린 모습을 보였지만 3회말까지 무실점으로 롯데의 타선을 봉쇄했다. 무너진 시점은 4회말부터였다. 롯데 선두타자 김상호에게 우중간 안타, 강민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황재균을 삼구삼진으로 잡았지만 이여상에게 1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진 1사 2, 3루 위기에서 정훈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손아섭을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짐 아두치에게 볼넷을 내주고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김문호에게 우월 쓰리런 홈런, 최준석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한 니퍼트의 실점은 순식간에 7점으로 늘었다. 모두 93개의 공을 던져 삼진도 6개나 잡았지만 승부의 무게중심은 롯데 쪽으로 완전하게 기울었다.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홍영현을 올렸다. 홍영현은 1⅓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하고 롯데의 불붙은 타선을 막지 못했다.

두산은 7회부터 9회까지 4점을 뽑아 추격했지만 니퍼트의 대량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4대 10으로 졌다. 30승 고지를 넘지 못하고 중간 전적 29승1무12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변함없이 1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