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나도는 항복선언문은 ‘대한민국 남성 일동’이라는 이름 아래 21일자로 작성됐습니다.
선언문은 ‘우리 남성들은 여남 성대결에서 패배했음을 인정한다’면서 ‘남성성을 모두 포기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는 문구로 시작됩니다.
이어 3개 항목이 이어지는데요. 강남 묻지마 살인으로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지목하는 식으로 이어지는 일부 남혐 분위기를 비틀어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남성은 이제 여성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내용부터 시작됩니다.
여성은 남성으로부터 보호를 받아야만 하는 객체가 아닌 스스로의 주체성을 가진 남성보다 우월한 존재다. 남성들은 여성이 어떠한 위험에 처했더라도 자신의 우월한 여성에게 절대로 보호행위 또는 도움을 주는 일은 없을 것임을 맹세한다.
경제력으로도 과시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이어집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감히 남성이 여성에게 경제력을 과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모든 종류의 상품의 구매는 여성에 의해 이뤄질 것이며 남성은 이에 대해 일체의 반대를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
마지막으로 여성에게 육체적 도움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여성은 결코 남성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으며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우월한 여성도 모두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앞으로 여성의 일을 남성이 대신 해주거나 여성은 제외하는 행위는 영구히 금지한다.
끝으로 여성을 약자로 규정해 여성을 돕는 일을 하는 남성이 있다면 남성우월주의자로 간주해 응징하겠다는 글이 이어지는데요.
이상의 내용을 무시하고 위험에 처한 여성을 구조하는 행위, 여성을 위하며 혹은 여남공용의 목적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 여성의 일을 대신 해주는 행위 등을 하는 남성은 남성우월주의자로 간주하고 응징할 것을 맹세한다.
진지하게 쓴 글은 아니겠지만 항복선언문은 곧바로 각종 커뮤니티에 퍼졌습니다.
인터넷 의견은 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공감돼 울부짖었다” “이건 장난이 아니다. 진심으로 이 항복선언문이 뉴스에도 나와서 남성들의 본심이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옹호 의견과 함께 “네 어머니가 이 글을 보시면 아마 한숨을 쉬실거야” “왜 그렇게 찌질하니” “누가 여성을 배려하지 말래? 약자라고 폭력의 대상을 삼지 말라는 거지” 등의 반대 댓글도 있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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