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무협 회장 “韓 4차산업혁명 준비 부족 우려”

입력 2016-05-22 11:00 수정 2016-05-22 13:41
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무역협회 김인호 회장(사진)은 “우리가 4차산업혁명(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국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려면 MICE(마이스)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서울시 잠실지구 MICE 개발 참여를 발표했다. MICE는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주축으로 한 유망 산업을 일컫는다.

김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한국 수출 부진에 대해 “과거와 달리 정부나 업계의 수출진흥노력이 획기적 결과를 가져오기에는 한계가 있고 근본적으로 시대흐름에 맞춰 우리 산업 경쟁력을 새롭게 갖춰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회장은 “4차산업혁명으로 근본적 변화가 오고 있는데 이 물결을 못타면 단순한 수출부진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른나라가 제공할 수 없는, 경쟁력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제는 그런 콘텐츠가 우리에게 있느냐”고 자문한 뒤 “(콘텐츠 부족이) 좀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현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경제주체들의 사고방식 변화도 주문했다. 김 회장은 “4차산업혁명이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기업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정부가 어떻게 대비하고, 노동시장이 얼마나 유연한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협은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심 MICE 경쟁력 확보를 다짐했다. 김 회장은 “우리경제는 과거 물건을 내다파는 것에 집중하는데에서 벗어나 투자, 수출뿐 아니라 무역인프라 등이 복합적으로 갖춰져야 경쟁력을 펼칠 수 있다”며 잠실 MICE 시설 건립에 민간사업자로서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의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의 일환으로 잠실지구에 대규모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계획을 확정했다.

이와 관련 무역협회는 세계무역 9위라는 현재 한국무역의 위상을 감안할 때 전시컨벤션 인프라 시설 확대가 우리나라 MICE 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무역 2조 달러’시대의 조기 개막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실행된다면 현재의 무역센터(4.7만㎡)와 잠실지구 MICE 시설(10만㎡ 이상)은 향후 내수 진작, 일자리 창출, K팝과 한류 확산을 통한 서비스무역 확대 등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무역협회는 경영혁신과 구조개혁 등 자구 노력에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우선 협회 자회사인 ㈜코엑스는 글로벌 MICE 전문기업화를 위하여 오피스 임대기능을 외부에 위탁하고, 한국도심공항㈜는 도심공항·운수·물류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코엑스몰 또한 전문성 제고를 위해 외부 전문유통 기업에게 운영을 위탁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잠실지구 내 MICE 인프라 건립사업 및 무역센터 구조개선이 “세계경제 불확실성과 국제 금융질서 개편, 통상환경 변화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수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협회를 비롯한 ㈜코엑스 등 유관기업들은 무역진흥기관으로서 미래 무역, 나아가 한국 경제에 선도적인 해법을 제시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협회는 오는 7월 31일 창립 70주년을 맞이하여 미래무역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협회의 새로운 핵심가치를 정립하는 등의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