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모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그 반등의 열쇠는 바로 선발야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는 허리디스크 수술을 한 김성근 감독의 복귀전인 20일 kt 위즈전에서 11대 2 완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선발 송은범의 역할이 컸다. 송은범은 이날 6⅔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시즌 첫 승이다. 한화 토종 투수로는 첫 선발승과 퀄리티 스타트도 동시에 해냈다. 특히 SK 시절이었던 지난 2012년 8월 4일 대전 한화전 5이닝 무실점 이후 약 4년 만에 선발 무실점 승리였다.
선발이 안정을 찾자 한화 타선이 이에 부응하듯 터졌다. 윌린 로사리오가 한국 무대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다.
앞서 전날 삼성전에선 9대 6으로 승리하며 6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선발이었던 에스밀 로저스는 그다지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무너지지 않고 긴 이닝을 책임졌다. 7이닝 12피안타 3탈삼진 1볼넷 5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한화가 무너진 것은 부실한 선발 영향이 컸다. 김 감독은 이를 퀵후크로 해결하려 했지만 오히려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는 악순환이 펼쳐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의 선발승과 퀄리티 스타트는 각각 세 번에 불과했다. 그것도 알렉스 마에스트리와 로저스에 국한됐다.
프로야구에서 선발의 중요성은 이미 입증됐다. 두산이 선발 원투펀치인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을 앞세워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니퍼트와 보우덴이 거둔 승리(13승)는 한화 팀 전체 승(11승)보다 많다.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SK도 김광현과 크리스 세든이라는 든든한 선발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도 선발투수의 충원이 이뤄지고 있다. 한화는 21일 선발투수로 윤규진을 내세웠다. 윤규진은 무려 7년 만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불펜으로 활약했지만 연투가 부담스러운 윤규진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다. 한화는 또 베테랑 배영수가 1군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배영수는 20일 서산구장에서 열린 경희대와의 육성군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수술 이후 첫 실전 투구를 소화했다. 김 감독이 로저스와 송은범, 윤규진, 배영수 등 선발투수들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한화의 진짜 반등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처럼 찾아온 한화의 반등 기회…그 열쇠는 선발 운용
입력 2016-05-21 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