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한인 선교사가 피살됐다.
주 필리핀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선교사 심재석(57) 씨가 20일(현지시간) 새벽 필리핀 마닐라 부근에서 가스통으로 보이는 둔기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전 8시쯤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지 영사협력관과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심 선교사는 이날 새벽 4시 30분경 교회 사택에 침입해 절도행각을 벌이던 괴한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둔기로 가격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 심 선교사는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선교사는 2000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중부연회 인천동지방 지구촌선교교회 파송으로 필리핀 메트로마닐라 동북부지역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빈민촌 구제 사역과 교육 선교 사역을 펼쳐왔다. 유가족으로는 아내 안정윤(55) 선교사와 남매 심하영(20)군, 심하은(19)양을 두고 있다.
사고 소식을 접한 필리핀선교사회는 긴급대책반을 꾸려 사고수습과 장례준비에 나섰다. 현지 주필리핀한국대사관 직원과 현지 경찰, 김승환 필리핀한인선교사회장 등이 참관한 가운데 현장 검증을 마쳤고, 시신은 안타폴로시티 소재 ‘헤븐 오브 엔젤스(heaven of angels)' 장례식장으로 운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 선교사의 소속 교단인 기감 선교국도 부장 김영주 목사를 현지에 급파하기로 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16년째 은혜 가운데 사역을 펼치던 심 선교사의 갑작스런 사고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오늘(20일) 밤 현지로 가서 세부적인 상황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는 대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피살된 것은 올들어 이번이 세 번째이며 지난해에는 한국인 11명이 살해됐다. 김재신 주필리핀한국대사관은 사건 직후 긴급 한인안전대책 합동회의를 열고 지속적인 현지 교민 피해에 따른 교민 안전점검과 대책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신상목 최기영 기자 smshin@kmib.co.kr
필리핀에서 선교사 피살
입력 2016-05-20 12:04 수정 2016-05-20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