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전무, 자신 무시해 사장 목졸라 살해... 시신 발견

입력 2016-05-20 11:04
사장 시신 찾는 경찰들, 대구 수성경찰서 제공

실종됐던 대구지역 건설업체 사장 김모(48)씨는 같은 회사 전무 조모(44)씨가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20일 피의자 조씨가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김씨 시신은 이날 오전 경북 청송군 노귀재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다.

조씨는 평소 사장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평소 수면제를 탄 숙취해소제를 들고 다니다가 범행 당일 이를 먹이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20일 수사 브리핑에서 조씨는 “5∼6년 전부터 함께 열심히 일했지만 자신을 무시했고, 올해 회사 사정이 좋아졌는데도 처우가 개선되지 않아 범행한 것으로 시인했다”고 밝혔다.

또 “범행 당일 낮 거래처 사장들과 골프모임을 한 뒤 식당에 들어가기 전 자신과 함께 타고 있던 조씨에게 수면제를 탄 드링크제를 건네주고는 식사가 끝난 뒤 오후 9시 30분께 차 안에서 김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시신 유기장소는 김씨 실종 다음날인 지난 9일 오전 7시 20분쯤 자기가 삽을 빌린 경북 영천 주유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경찰은 시신발견과 또 조씨 자백, 그동안 확보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이날 오전 중으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살해된 김씨는 당일 조씨, 거래처 사장 2명과 경북 경산에서 골프 모임과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하고는 조씨 승용차를 함께 타고 간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경찰은 실종사건 발생 열흘 만인 18일 조씨를 검거해 범행 사실을 추궁했지만 조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한동안 묵비권을 행사했다.

특히 조씨는 19일 유치장에서 이빨로 자기 오른쪽 손목을 물어뜯는 등 자해 소동을 빚은 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조씨가 사건 당일 자기 행적에 거짓진술을 하고 승용차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파기했다는 점 등을 들어 조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또 김씨가 실종된 다음 날 오전 경북 청송 방면 일대로 이동하다 영천 한 주유소에서 삽을 빌렸다가 한 시간 뒤 돌려준 점 등을 조씨가 시신을 유기한 정황으로 판단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