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제주 지하수 취수량 증산 요청 '부결'

입력 2016-05-20 09:53
한진그룹이 제주도에 요청한 지하수 취수량 증산 요구가 부결됐다.

제주도는 지하수심의위원회를 열고 한진그룹이 요청한 지하수 취수량 증산(월 3000t∼6000t, 하루 100t∼200t))에 대해 심의한 결과 부결처리했다고 20일 밝혔다.

지하수심의위원회에는 심의위원 13명 중 10명이 참석했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은 ‘지하수 사유화에 반대한다'며 한진그룹의 지하수 취수량 증산을 반대해왔다.

시민단체들은 제주특별법상 먹는샘물은 공공자원으로 관리되는 만큼 제주특별법 취지나 도민 여론을 반영해 한진의 증산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측은 “대한항공은 적자를 감수하며 제주 월동채소 수송을 위해 대형기를 투입하는 등 노력을 해왔다”며 “대한항공 이용객이 국내선만 1800만명인데 증산되는 지하수는 시중에 판매하는 것도 아니고, 600만명 정도에 제공되는 양에 불과하다”고 증산 허용을 요청했다.

지하수 심의위원회는 비공개로 3시간 동안 진행한 끝에, 표결에 부쳐 9(반대)대 1(찬성)이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증산을 부결시켰다.

심의위원회는 부결 사유로 첫째 항공 승객 증가로 인한 부족분은 그룹사에 공급하는 물량을 줄이면 해소가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두번째는 제주특별법에 명시된 대로 제주 지하수는 도민의 공공자산으로서 사기업의 이익 추구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또 지하수 증량(하루 200t)은 비록 많은 양이 아니고, 기술적으로도 큰 문제는 없지만 도민정서 등 여러가지를 감안해 부결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이번을 포함해 지금까지 5번이나 제주 지하수 취수량을 늘리기 위해 증산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