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대구건설업체 사장, 같은 회사 전무가 살해했다

입력 2016-05-20 09:25
대구 수성경찰서 양희성 형사과장이 19일 수성경찰서 3층 소회의실에서 건설사 대표 살해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수성경찰서 제공

실종됐던 대구지역 건설업체 사장 김모(48)씨는 같은 회사 전무 조모(44)씨가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20일 피의자 조모씨가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사장인 김씨를 살해한 사실과 시신 유기장소를 말했다.

조씨가 실토한 시신 유기 장소는 김씨 실종 다음날인 지난 9일 오전 7시 20분쯤 자기가 삽을 빌린 경북 영천지역 한 주유소 인근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 진술을 토대로 시신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조씨가 김씨 시신을 영천 인근 산에 버린 뒤 삽을 이용해 암매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씨가 김씨에 대한 개인적 감정에 금전 문제까지 얽혀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범행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또 조씨 자백과 그동안 확보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이날 오전 중으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같은 회사 전무인 조씨는 지난 8일 대표 김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종자 김씨는 당일 조씨, 거래처 사장 2명과 경북 경산에서 골프 모임과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하고는 조씨 승용차를 함께 타고 간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경찰은 실종 사건 발생 열흘 만인 18일 조씨를 검거해 범행 사실을 추궁했지만 조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한동안 묵비권을 행사했다.

특히 조씨는 19일 유치장에서 이빨로 자기 오른쪽 손목을 물어뜯는 등 자해 소동을 빚은 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조씨가 사건 당일 자기 행적에 거짓진술을 하고 승용차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파기했다는 점 등을 들어 조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또 김씨가 실종된 다음 날 오전 경북 청송 방면 일대로 이동하다 영천 한 주유소에서 삽을 빌렸다가 한 시간 뒤 돌려준 점 등을 조씨가 시신을 유기한 정황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자세한 범행 동기는 조씨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