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시즌 마지막 작품 '율리시즈의 귀환'

입력 2016-05-20 09:34
흑백 목탄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윌리엠 켄트리지는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율리시즈의 귀환'을 20세기 중반 남아공으로 옮겨 놓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으로 화가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윌리엄 켄트리지가 처음 연출한 오페라 ‘율리시즈의 귀환’이 28~29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예술극장 극장2에서 초연된다. 지난해 9월 실험예술의 중심을 목표로 개관한 예술극장의 2015-2016시즌은 이 작품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올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던 켄트리지는 1990년대 초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 흑인 차별정책) 하의 인종차별과 폭력을 소재로 한 드로잉 애니메이션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미술, 영화, 연극, 오페라 등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총체 예술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율리시즈의 귀환’은 바로크 시대 몬테베르디의 동명 오페라를 원작으로 1998년 오스트리아 쿤스텐페스티벌에서 초연됐다. 지금까지 200여회 꾸준히 공연된 이 작품은 5월 광주에 이어 11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켄트리지는 그리스가 배경이었던 원작을 20세기 중반 남아공으로 옮겨놓았다. 죽음을 앞둔 율리시즈는 트로이 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 동안 겪은 모험을 되새기며 꿈을 꾼다.

이 작품은 일반적인 오페라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켄트리지가 직접 디자인한 목탄화 애니메이션 영상, 연극 ‘워 호스’로 유명한 남아공 출신의 인형극 단체 핸드 스프링 퍼펫 컴퍼니의 정교한 목각인형이 이를 대신한다. 목각인형과 이를 움직이는 인형극 배우 그리고 오페라 가수 등 3인 1역이 섬세하고 탁월한 표현력과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중세 음악 전문가 필립 피에를로의 지휘 아래 바로크 음악 전문단체 리체르카레 콘소토가 연주한다.

한편 이번 공연과 함께 켄트리지의 영상전시작품 ‘더욱 달콤하게, 춤을’이 20~29일 극장1에서 전시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