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44) 캐나다 총리가 의회에서 법안 심사 중 야당의원들에게 손찌검을 한 것은 물론 여성 의원과 신체적 접촉이 발생해 논란이라고 영국 BBC방송과 캐나다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뤼도는 18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안락사법 심의와 토론 과정에서 야당 의석쪽으로 건너가 보수당의 고든 브라운 원내대표를 잡아당기며 자리로 끌고 갔다. 이 과정에서 신민주당(NDP) 소속 여성 의원의 가슴을 팔꿈치로 건드리는 일이 발생했다. NDP 소속 루스 앨런 브로소 의원은 “총리가 팔꿈치로 가슴을 건드렸다”며 “너무 당황한 나머지 회의장을 떠났다. 이로 인해 투표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중계 화면에는 트뤼도가 누군가와 언쟁을 벌이다 거칠게 잡아당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몸싸움 과정에서 옆에 있던 여성 의원이 고통을 호소한다.
야당은 거세게 항의했다. 피터 줄리안 NDP 의원은 트뤼도 총리가 매우 강하게 의원들을 밀어냈다며 “12년 의정 활동을 했지만 이런 과격한 행동은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완력을 사용하는 일은 하원에서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하원의장을 역임한 보수당 앤드루 쉬어 의원도 “총리는 매우 격앙돼 보였으며 순간 이성을 잃은 것 같았다”며 “정치인답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트뤼도는 야당 의원들이 고의로 투표를 지연시켜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누구도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며 “토론 진행 과정에서 일부 의원과 물리적 접촉이 일어난 점은 인정한다. 내가 팔을 뻗을 때 뒤에 있던 (여성) 의원을 보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적절한 기회에 보상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유당 소속인 트뤼도는 지난해 11월 보수당의 스티븐 하퍼 전 총리를 물리치고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 주목을 받았다. 캐나다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총리로 훤칠한 외모는 교사와 운동선수 등 특이한 이력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이 벌어지기 불과 이틀 전 트뤼도의 부인 소피 그레구아르 여사가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위해 수행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