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쓸 데 없는 논쟁"이라며 "분류학적 의미에서 '혐오범죄'인지 아닌지는 좀 다른 맥락에서 의미를 갖는 구분이고, 중요한 것은 그가 (1) '여성을 기다렸다'며 여성을 톡표로 특정했고 (2) '여성에게 무시당했다'고 자기 행위를 정당화했다는 점"이라고 적었다.
진 교수는 "경찰에서 그것을 '혐오범죄'로 규정하든 안 하든, 그것은 그저 경찰학적 관심사일 뿐, 그 규정이 사건의 본질을 조금이라도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죠"라며 "어느 쪽이든 '여성혐오'가 그 행위의 배경을 이루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그가 일베 회원들처럼 일종의 확신범으로서 평소에 여성혐오의 언행을 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여성에게 무시 당했다'는 것이 도대체 자기가 한 행위의 변명으로 통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 자체... 실은 그게 무서운 거죠"라고 했다.
그는 "다시 말해 범인을 정신질환자로 만든다고, 질환 없는 일반남성들이 반성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아니고, 범인을 일베 회원으로 만든다고 일베 아닌 일반남성들을 더 효과적으로 반성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얘깁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그가 환자라 하더라도, 피해망상이라는 정신질환에까지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겁니다"라며 "정말로 섬뜩한 건 이 점이겠죠"라고 했다. 이어 "이건 의식이라는 표면의 문제가 아니라 무의식이라는 심층의 문제이니까...."라고 했다.
이어 "70년대식 구호로 말하자면.... '입 닫고 추모하고 x 잡고 반성하자.' 이게 이 사태를 대하는 '대한남아'의 적절한 태도라 사료됩니다"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