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SNS 등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의 추모현장을 찾아 묵념하고 현장 보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살인사건 현장과 가까운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현장을 찾아 묵념하고 살인 피해 여성을 애도했다. 박 시장은 추모현장 방문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전하면서 “방금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분노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혐오범죄, 분노범죄, 묻지마 범죄가 없도록 이 병든 세상을 치유해 가겠습니다. 현장과 기억보존 조치도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이어 서울시의 여성안전을 위한 대책을 점검하고 추가 방안을 살펴보는 회의를 주재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늦은 밤 불안한 귀갓길에 SOS를 요청하는 ‘안심이 앱’과 데이트폭력 상담 전용콜 등 4대 분야 16개 사업을 골자로 한 ‘여성안심특별시 2.0’을 발표했다.
시는 올해 폐쇄회로(CC) TV와 자치구 통합관제센터 등 기존 인프라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시켜 위험을 감지하고 구조지원까지 가능하게 하는 ‘안심이(가칭) 앱’을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7월에 데이트폭력 상담전문가 3명을 뽑아 전용콜을 신설한다. 아울러 인격살인으로 이어지는 ‘몰카’를 찾아내는 몰래카메라 안심점검단 50명도 7월에 출범한다.
이와 함께 여성들이 전문장비로 지하철역 화장실과 탈의실 등의 몰카를 찾아낸다. 서울시는 모든 공공기관부터 몰카가 없는 ‘프리존’으로 만들 계획이다.
여성안심정책을 현장에 적용한 여성안심 테마거리도 연내 시범 조성된다. 또 60여종의 재난·재해 매뉴얼을 여성 입장에서 정비한다. 비상용 생필품 목록에 여성과 임산부, 영유아 물품이 있는지, 대피소 생활에서 여성 배려가 고려됐는지 등을 추가한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된 건물 남녀 공용 화장실 개선은 당장 손대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유재산이어서 접근이 까다롭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도 근거가 되는 조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이날 아침 출근길에 추모현장을 찾아 피해자를 애도했다.
조 구청장은 “아픕니다. 슬픕니다. 가슴이 무너집니다…이런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저도 입술을 깨뭅니다.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만들겠습니다”라는 추모글을 남겼다. 조 구청장은 “이번 일은 단순히 희생 여성의 문제가 아니고, 여성 전반에 관한 문제”라며 “고인의 희생을 거울삼아 여성들이 안전한 서초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박원순 시장, '강남역 묻지마 살인' 현장 방문...서울시 여성안심대책은
입력 2016-05-19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