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식주의자', 2007년 출간 당시엔 얼마나 팔렸을까

입력 2016-05-19 15:33

한국 최초로 맨부커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강(46)의 장편소설 ‘채식주의자’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매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 책은 출간 당시인 2007년에는 얼마나 팔렸을까.

19일 출판계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를 낸 출판사 창비는 주문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창비 관계자는 “수상 소식 발표된 17일 이후 어제까지 이틀 동안 25만부의 주문이 들어왔다. 지금도 계속 주문이 들어오고 있는 중”이라며 기쁜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주문 물량을 대지 못해 계속 인쇄기를 돌리고 있다”는 그는 “주말까지 10만부의 추가 물량을 대기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비에서 2014년 낸 ‘소년이 온다’도 동반상승하고 있다. 현재까지 5만부의 주문이 들어온 상태한다. 광주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만해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채식주의자’는 그러나 2007년 출간 때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얻었다. 인터넷서점 예스 24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출간일인 2007년 10월 30일이 포함된 그 주의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20위권에 들지 못했다. 예스 24 관계자는 “통상 20위권에 들어야 어느 정도 책이 팔렸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비에 따르면 2007년 출간 이후 이번의 수상 직전까지 8년 7개월 동안의 채식주의자 판매 물량은 총 6만권에 그쳤다. 한 해 6800권 팔리는데 그쳤다는 계산이 나온다.

출판계 관계자는 “채식주의자 판매 돌풍은 반갑지만 또 하나의 쏠림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측면도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베스트셀러 위주의 독서가 아니라 좋은 문학책을 찾아 읽는 문화가 생겨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