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기기는 점점 더 작아질 것이다. 사진이나 비디오로 간직만 하던 추억을 VR로 언제든 생생하게 다시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VR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구윤모 전무는 19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SDF) 무대에 올라 VR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설명했다.
구 전무는 직접 자신의 경험담을 들었다. 1984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그는 28년만에 한국에 돌아왔는데 모든 게 변해 있었다. 친구들과 자주 가던 분식집도 사라졌다. 구 전무는 이러한 학창시절이나 2002년 월드컵 등 돌아보고 싶은 추억을 과거에 느꼈던 느낌 그대로 체험하게 해주는 기기가 VR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몸이 불편해 손자 결혼식에 가지 못한 할머니가 VR을 통해 결혼식을 체험했다. 호주에서는 가족과 멀리 떨어진 광부가 VR로 아내의 출산을 시간과 공간을 넘어 추억과 경험을 생생히 되살릴 수 있는 것이 VR의 강점이다.
구 전무는 VR이 우리 일상에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랜 병원 생활로 지친 환자들이 VR로 테마파크나 놀이공원을 경험하며 치유받는다. 고소 공포증 극복 등 트라우마 치료, 빈민촌 아동들에게 교육 또는 문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VR 기기는 점차 발전 중이다. 현재 머리에 모자처럼 쓰는 형태의 VR 기기는 점점 작아지고 가벼워질 전망이다. 안경과 같은 형태로 변하면 VR을 볼때 느끼는 어지러움, 두통도 사라질 공산이 크다. 해상도도 개선돼 UHD급 이상의 고화질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다. VR 기기의 휴대성이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구 전무도 VR이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인정했다.
현재 VR은 개인이 컨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개인미디어의 성격이 크다. 그러나 향후엔 스트리밍을 통해 타인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구 전무는 “VR이 우리사회의 교류와 소통을 활성화하고 서로의 관계를 더욱 진화시켜주는 기술로 진화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삼성전자 구윤모 전무, "VR이 곧 현실이 될 것"
입력 2016-05-19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