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X 창립자 세바스찬 스런, "알파고 승리, 과대평가하면 안된다"

입력 2016-05-19 13:05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인공지능의 일방적 승리라 확대해석 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기계에 분명 강점이 있고, 이를 보다 키워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계를 운용해야 합니다.”

구글의 비밀혁신 연구소인 구글 X 창립자이자 구글의 최초 자율주행차 리더로 승승장구하다 갑자기 회사를 떠나 인공지능 온라인 교육 플랫폼 유다시티를 설립한 세바스찬 스런은 19일 ‘서울디지털포럼 2016’의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AI가 보편화되면 인간은 반복적인 단순 작업에서 벗어나 보다 창의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런은 자신이 창립한 ‘유다시티’ 등의 교육을 통해 누구나 인공지능과 로봇을 만들고, 디자인할 수 있는 방식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와 있나.

“궁극적으로 AI는 사람을 능가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반복적 작업에서 인간을 해방시킬 것이다. 그러나 기계가 인간보다 똑똑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은 사고하는 힘이 있고, 특유한 능력을 지닌 존재다.”



-AI가 우리 삶에 미칠 가장 큰 변화는.

“저는 낙관주의자다. 인류가 기계를 만들 때 항상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개발해 왔다. 인간의 인지능력도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발전됐다. 물론 학습을 매개로 한 기계도 반복적 사고활동 영역을 뛰어넘으면 훨씬 많은 창의력 발휘도 가능할 것이다. AI가 인류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자명하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뜨고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자율주행차 기술은 생각보다 훨씬 더 발전했다. 저보다 운전을 더 잘하는 수준이다. 제가 구글을 떠날 때만해도 300마일을 무사고로 운전할 수 있었다. 매년 자동차사고로 120만명이 사망한다. 인간의 부주의 때문이다.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보거나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리거나 하는 식이다. 그러나 자율주동차는 안전하다. 정확한 계산에 오차가 없다. 이를 통해 자동차로 인한 사망자 수를 0명 가깝게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또 사고로 인한 재산·인명피해가 줄어 운전자가 내는 보험료 등도 줄어들 것이다.”



-러다이트 운동이 그러했듯 AI가 발전 할수록 사라지는 직업이 많다는 우려도 있다.

“유다시티가 좋은 답이 될 수 있다. 평생고용이 사라질 것이다. 임시직 계약직이 늘어날 것이다. 지금 부터도 한번 교육을 받고 평생 일하는 개념이 희박해지고 있다. 살면서 계속 공부하고, 교육받고 해야 한다. AI가 변화시킬 사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술이 인류와 공존할 방향은.

“오늘날 AI는 인간이 요구한, 특정한 과업을 수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AI다. 전반적인 과제를 수행하고 전면적인 기능을 갖춘 건 아니다. 아직 인류에게 위협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미래에 분위기가 달라질 수는 있겠다. 일단 지금 당장의 문제에 직면해야 한다. 고용을 유지하고,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이런 것들을 고민해야 한다. 미래가 어떻게 변할까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고 AI의 긍정적인 면을 어떻게 발전시켜 인간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