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부실로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기업의 주식과 채권 거래가 급증하고 있어 금융감독원이 18일 투자자에게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해운·조선업의 부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모 기업의 경우, 지난달 주가가 폭락했는데도 주식 거래대금이 10배 이상 급증하며 주가가 오히려 올랐다. 금감원은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결과에 대한 막연한 기대나 루머에 편승한 투기성 매매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투자자드르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경우 이미 일부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향후 진행 과정에서 법정관리 등에 이를 경우 투자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또 주주들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감자(減資)가 실시될 수도 있고, 상장폐지와 사업매각 등으로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관련 기업의 채권 거래도 급증하고 있다. 높은 이자율과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이들 기업의 채권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경우에도 채무불이행과 법정관리로 갈 경우 원금조차 보장 받기 어렵다. 기존의 채권을 보유한 은행 등 채권단에서는 채권의 절반 이상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 이자를 줄이고 만기를 늘리는 채무조정 등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채무조정이 이뤄지고 자율협약이 시행되더라도 투자금 회수에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원금 보장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경고했다. 주식이나 채권 투자는 자기책임 원칙이다. 구조조정 진행 상황은 거의 매일 상황이 바뀔 정도로 전망하기 어려워,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막연한 기대에 편승해 투자하기에는 위험이 크다.
금감원은 “앞으로 재무구조 취약기업이 발행하는 증권신고서에 대한 공시심사를 강화하고, 특정종목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등 불공정 거래 징후는 신속히 조사해 엄중조치를 하는 등 투명한 자본시장 질서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구조조정 주식 대박?” 대주주도 포기한 주식 거래 급증
입력 2016-05-18 12:00